그만두고 싶은 날엔, 기록만은 남겨두기로 했다.

오늘은 진짜 하기 싫었다.

노트북 앞에 앉는 것도, 글을 쓰는 것도 다 귀찮았다.

머리는 멍하고, 마음은 복잡하고,

“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?”라는 생각까지 들었다.

 

그럴싸한 이유는 넘쳐난다.

컨디션이 안 좋고, 날씨 탓이고, 바쁘기도 했고…

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,

그 모든 이유를 뚫고 ‘할 수 있느냐’였다.

 

그래서 오늘은 완성도는 포기했다.

그 대신 ‘흐름’을 택했다.

 

한 줄이라도 적기로.

한 문단이라도 남기기로.

습관은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.

 

누군가 “꾸준함은 재능”이라고 했는데,

나는 오늘 그 재능을 기를 수 있는 하루를 보냈다고 믿기로 했다.

 

딱히 멋진 결과는 없지만,

이 글을 남긴 것만으로도

오늘의 나는 충분히 괜찮았다.